10편: 한달살기 중 사람 만나는 법

외롭지 않게 보내기

 

한달살기는 낭만만 있는 여정이 아니다. 멋진 풍경, 여유로운 아침, 매일이 새롭고 자유로운 듯 보이지만, 그 안엔 예상치 못한 ‘고독’이 숨어 있다. 특히 혼자 떠났다면, 낯선 도시에서 보내는 밤은 가끔 낯설고 외롭다. 주변엔 다정한 커플, 웃으며 대화하는 현지 친구들, 가족 단위의 여행자들. 나는 이 도시의 관찰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괜찮다. 외로움은 지나가는 감정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와 연결될 기회이기도 하니까. 이 도시에도 나처럼 누군가와 말 한마디 나누고 싶은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과 연결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1. 코워킹 스페이스에 가보자

혼자서 노트북을 들고 앉아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건, 모두 ‘혼자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치앙마이, 다낭, 발리 같은 디지털 노마드의 도시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많다.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옆자리 사람과 가볍게 인사하거나, 커뮤니티 보드에 붙은 이벤트 공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연결이 시작된다. 내성적인 사람이라도 괜찮다. 그 공간 자체가 이미 ‘연결’을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2. 현지 클래스 & 원데이 모임을 찾아보자

요리 클래스, 요가 수업, 서핑 스쿨, 로컬 언어 수업, 도자기 만들기…이런 수업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사람을 만나는 접점이 되어준다. 공통된 관심사 안에서 시작하는 대화는 어색하지 않고, 수업 후엔 자연스럽게 식사나 커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지 예약 플랫폼이나 에어비앤비 체험(Airbnb Experiences), 페이스북 로컬 커뮤니티 등을 활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3. 숙소의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하자

혼자 지내는 에어비앤비보다는 게스트하우스, 코리빙 하우스, 혹은 커먼라운지가 있는 숙소를 선택해보자. 거실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누군가 다가올 수도 있고, 주방에서 함께 요리를 하다가 자연스레 말이 트이기도 한다. 작은 안부 인사로 시작한 관계가, 이 도시에서의 소중한 친구로 이어질 수 있다.

 

 

4. 앱과 커뮤니티를 활용하자

요즘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혼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소셜 기능을 제공한다.

• Meetup : 언어 교환, 하이킹 모임, 영화 관람 등 다양한 소셜 이벤트가 열려 있다.

• Couchsurfing Hangouts : 지금 주변에 있는 여행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나고 싶을 때 사용하는 기능.

• Facebook 그룹 : “치앙마이 디지털노마드”, “발리 한달살기 커뮤니티”처럼 각 지역별 커뮤니티가 잘 운영되고 있다.

이런 플랫폼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도록 도와준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 먼저 '나가보는 것’이다.

 

 

5. 작은 인사를 두려워하지 말자

“Hi, where are you from?”
이 한마디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커피숍 바 자리에서, 현지 마트에서, 호스텔 부엌에서…
간단한 인사가 친구가 되는 첫걸음이 되기도 한다.

다정한 말을 주고받는 건 용기보다 습관이다.
혼자 있는 게 익숙하더라도, 연결될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다.

 

마무리하며

외롭지 않은 한달살기를 만드는 건 멋진 여행지를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연결되면 도시가 다르게 보인다. 거리가 따뜻해지고, 식사 시간이 풍성해지고, 하루가 더 다정해진다.

낯선 도시에서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함께 걷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